구글이 6월 24일, 앤트로픽이 7월 7일, 오픈AI가 7월 9일에 '일을 맡는 AI'를 내놨습니다. 보름 사이입니다.
따로 보면 기능 업데이트인데, 셋을 겹쳐 놓으면 방향이 하나로 보입니다. 질문에 답하는 AI에서 일을 대신 처리하는 AI로 옮겨 가는 것입니다.
셋이 내놓은 것
구글은 6월 24일 제미나이 3.5 플래시에 컴퓨터 사용 기능을 기본 도구로 넣었습니다. 개발자가 브라우저·모바일·데스크톱 환경에서 화면을 보고 판단해 행동하는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게 한 것으로, 제미나이 API와 기업용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씁니다.

민감하거나 되돌릴 수 없는 작업에는 사용자 확인을 요구하고, 간접 프롬프트 주입이 확인되면 작업을 멈추는 기업용 안전장치 두 가지를 선택 기능으로 함께 냈습니다.
앤트로픽은 7월 7일 클로드 코워크를 모바일과 웹으로 넓힌다고 밝혔습니다. 베타는 맥스 요금제 이용자부터 몇 주에 걸쳐 열립니다.

코워크는 파일·캘린더·메일·메신저·웹과 연결한 도구를 오가며 일을 끝낼 때까지 붙어 있는 곳이라고 앤트로픽은 설명했습니다. 예약 작업은 이제 기기가 꺼져 있어도 돌아갑니다.
같은 날 정부용도 나왔습니다. 클로드 코드와 코워크가 연방 보안 인증(FedRAMP High) 환경에서 돌아가는 '클로드 포 거번먼트 데스크톱'에서 공개 베타로 열렸고, 공무원은 메모 작성이나 제안요청서 검토, 사례 업무, 발표 자료 같은 일을 맡길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오픈AI는 7월 9일 GPT-5.6 계열 세 모델(솔·테라·루나)을 정식 출시했습니다. 슬랙·노션·마이크로소프트 365·구글 드라이브 같은 일상 도구의 흩어진 맥락을 전문가 수준의 공유 가능한 결과물로 바꾼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모델은 '챗GPT 워크(ChatGPT Work)'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오픈AI 소개 페이지는 도구와 파일, 맥락을 한데 모아 초안을 만들고 팀과 함께 다듬고 반복 작업을 이어 가게 해 주는 곳이라고 적습니다.
세 발표를 한 줄씩 줄이면 같은 목적지에 문이 다르게 읽힙니다. 앤트로픽은 내 옆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 오픈AI는 흩어진 자료를 '결과물'로 만드는 쪽, 구글은 화면을 직접 '조작'하는 쪽입니다.
다들 사무실을 겨냥했다
왜 같은 방향이었을까요? 세 발표가 겨냥한 자리가 같기 때문으로 읽힙니다.
코워크는 업무 파일과 메일을, 챗GPT 워크는 슬랙·노션·마이크로소프트 365 같은 업무 도구를, 컴퓨터 사용은 기업 자동화와 전문 응용프로그램 속 업무를 앞세웠습니다. 전부 '사무실' 쪽입니다.
그전까지의 경쟁이 누가 더 똑똑한 답을 내놓느냐였다면, 다음 질문은 그래서 무엇을 대신 해 주느냐로 옮겨 간 것으로 보입니다.
흥미로운 건 세 회사 모두 사람이 승인하는 지점을 설계에 넣었다는 점입니다. 앤트로픽은 사람만 할 수 있는 판단에서는 묻고 검토·승인 전에는 아무것도 나가지 않는다고 했고, 구글은 확인을 요구하는 안전장치를, 오픈AI는 팀이 통제권을 쥔 채로 쓴다고 소개합니다.
발표 뒤 이어진 일들
국내에서는 곧바로 도입 소식이 나왔습니다. 구글 클라우드는 7월 13일 삼성전자 DX부문에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를 공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루스 선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사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가 성능과 보안, 가치와 투자수익률을 모두 따졌고 임직원들도 직접 써 보며 평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에서는 앤트로픽 클로드를 포함한 200여 개 모델도 쓸 수 있습니다.
7월 24일(현지시간)에는 앤트로픽이 클로드 오퍼스5를 내놨습니다. 최상위 모델 페이블5에 근접한 성능을 절반 가격에 낸다는 모델로, 개발자용 요금은 100만 토큰당 입력 5달러, 출력 25달러입니다.
일상 업무 수요를 겨냥해 전작과 같은 가격에 성능을 끌어올렸다고 디지털타임스는 전했습니다.
한 달 뒤, 네 번째 회사가 올라탔다
xAI는 8월 11일 '그록 봇(Grok Bot)'을 내놨습니다. 아직 베타이고, 회사는 이것을 에이전트라기보다 일을 맡길 수 있는 'AI 팀원'이라고 부릅니다.
봇마다 클라우드에 자기 컴퓨터가 있어서 사용자가 자리를 비워도 일이 멈추지 않습니다. 쓰던 도구에 직접 로그인해 앱과 받은편지함을 오가고, 깔끔한 API나 MCP가 없는 플랫폼에서도 일한다고 합니다.
봇 하나가 나머지를 관리하는 구조도 있습니다. xAI 직원들은 비서실장 격 봇 아래에 받은편지함·경비·채용·버그 수정·운영 담당 봇을 두고, 봇끼리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판단이 필요할 때만 사람을 부릅니다.
일을 가르치는 방법은 다음에 그 일을 할 때 따라다니라고 시키는 것입니다. 봇이 단계를 지켜보고 루틴으로 저장해 두었다가, 고쳐 준 내용을 반영해 다음부터 스스로 돌립니다.
다만 후기 하나는 그대로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공식 페이지의 한 영업팀 직원은 워크플로를 한 번 보여준 뒤 영원히 돌려도 믿는다며, 검증하고 검토하지 않아도 해내서 효율이 2~3배 오른 것 같다고 했습니다.
검증을 건너뛰어 생긴 효율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용자 후기이지, 검증을 생략해도 된다는 xAI의 권고는 아닙니다.
밑에 깔린 모델도 막 올라섰습니다. 디일렉에 따르면 독립 평가 기관 AA(Artificial Analysis)가 매긴 그록 4.6의 종합 지능지수는 61점으로, GPT-5.6 솔과 동점입니다.
100만 토큰당 값은 입력 2달러, 출력 6달러로 솔(입력 5달러·출력 30달러)보다 낮습니다. 44개 직종의 업무 결과물을 재는 GDPval-AA v2에서는 62%로 클로드 오퍼스5(67%·66%)에 이은 3위, 페이블5와 동점이었다고 합니다.
지금 쓸 수 있는 곳은 제한적입니다. 슈퍼그록과 커서 구독자가 데스크톱과 iOS에서 베타로 쓰고, 기업 사용자는 대기자 명단에 등록하는 단계입니다. 한국어 지원 여부나 국내 출시 시점은 발표 페이지에 없습니다.
원래는 xAI 안의 시제품이었는데 영업·마케팅·사무 운영·버그 수정까지 번져 밖에 열게 됐다는 것이 회사 설명입니다.
네 회사의 발표를 겹쳐 보면 질문이 바뀌어 있습니다. 무엇을 물을지 고르는 단계에서 무엇을 맡길지 고르는 단계로 넘어왔고, 맡길 일의 범위를 정하는 몫은 여전히 사용자에게 있습니다.
출처 · Google — Introducing computer use in Gemini 3.5 Flash · Anthropic — Claude Cowork on web and mobile · Anthropic — Bringing Claude Code and Claude Cowork to government · OpenAI — GPT-5.6: Frontier intelligence that scales with your ambition · OpenAI — ChatGPT Work for every team · 뉴시스 — 삼성, 업무용 AI로 '제미나이' 택한 이유…구글 "성능·보안·비용 다 따진 결과" · 디지털타임스 — "페이블급 성능에 절반 가격" 앤트로픽, 클로드 ‘오퍼스5’ 출시 · xAI 공식뉴스 — Introducing Grok Bot · 디일렉 — 그록은 '똑똑' 제미나이는 빨라지고…AI모델 ‘성능·속도·가격’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