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려면 순서가 중요합니다. 자동 실행은 마지막에 붙이고, 만들기 전에 스킬 스토어부터 뒤지고, 켜기 전에 멈출 조건을 정해야 합니다.

10년차 기자가 AI 에이전트로 자기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봤습니다. 세 번 막혔고, 스킬은 미완성으로 제출됐습니다.

그런데 막힌 자리가 구체적입니다. 같은 것을 해보려는 사람에게는 성공담보다 쓸모가 있습니다.

무엇을 만들려 했나

MABC 2026 포스터. 'Making AI Beneficial Challenge' 제목 아래 주제와 참가 대상, 대회 일정, 시상 내역, 후원·주최·주관 기관이 적혀 있다
AI 에이전트 챌린지 MABC 2026 공식 포스터 · 사진: MABC 2026 공식 포스터(더팀스 행사 페이지)

무대는 AI 에이전트 경진대회 MABC 2026 입니다. AI 모델 기업 업스테이지가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후원하며, AI 에이전트 '타임리 AI'로 일상과 업무의 불편을 해결하는 에이전트를 만드는 전국 단위 챌린지입니다.

기자가 만들려 한 것은 '15분 간격 키워드 뉴스 검색 브리핑' 스킬이었습니다. 구상은 네 단계였습니다.

  • 사용자가 키워드를 설정합니다
  • 스킬이 15분마다 그 키워드로 뉴스를 검색합니다
  • 같은 사건을 다룬 기사 가운데 사건별 대표 뉴스 1개를 고릅니다
  • 선정된 뉴스의 제목과 링크를 텔레그램으로 보냅니다

왜 이걸 골랐을까요? 기자가 매일 반복하는 일이 기사 검색이기 때문입니다. 경찰 출입 기자라면 여러 출입처에서 사건이 터졌는지를 하루 종일 수시로 확인합니다.

핸즈온 교육에서 나온 비유가 이해를 도왔다고 합니다. 에이전트는 마법사이고, 스킬은 마법 주문이며, 툴은 마법사의 도구라는 것입니다.

업스테이지가 제시한 AI 활용 레벨 6단계 표. 1단계 'AI와 채팅으로 대화'부터 6단계 '여러 Agent를 함께 활용'까지 적혀 있다
업스테이지가 제시한 AI 활용 6단계(1단계 AI와 채팅 ~ 6단계 여러 에이전트 활용) · 사진: 매일경제(2026년 8월 29일), 자료 업스테이지

스킬은 결국 반복 업무를 처리하는 나만의 매뉴얼이자 지적 자산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막힌 곳은 네이버 API, 푼 곳은 스킬 스토어

네이버 API 연동에서 자꾸 막혔습니다. 결국 구글 뉴스로 선회했습니다.

구글은 연동이 쉬웠지만 기대했던 방식과 달랐습니다. 최신 뉴스를 검색해도 중요도가 높은 기사가 먼저 나오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기자에게 필요한 것은 방금 새로 나온 뉴스였고, 중요도 판단은 사람의 몫이었습니다.

텔레그램 연동은 순조로웠습니다. 타임리 자체에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슬랙 같은 주요 메신저와 연결하는 '알림 채널'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결과물에 문제가 많았습니다. 검색 키워드를 바꿔도 처음 저장해 둔 키워드로만 검색이 됐고, 같은 사건의 기사가 여러 개씩 쏟아졌습니다. 대표 기사 하나를 추리는 기능은 끝내 구현되지 않았습니다.

기자는 출입처 뉴스 파악 용도로는 활용도가 '0' 수준이었다고 적었습니다.

아흐레 뒤, 팀원과 만나 다시 작업하다 해법을 찾았습니다. 타임리의 '스킬 스토어'에 있던 `k-naver-news` 스킬입니다.

네이버 검색 Open API 의 뉴스 검색을 이용해 최신 뉴스의 제목과 발행시각, 링크, 요약을 가져오는 스킬입니다. 결정적으로 별도의 API 키 발급 없이 쓸 수 있었습니다. 바로 적용해 구글 뉴스에서 네이버 뉴스 기반으로 바꿨습니다.

며칠 동안 헤매던 해결책을 누군가는 진작 만들어 놓았습니다. 처음부터 다 만드는 것보다, 이미 있는 것을 찾아 목적에 맞게 조합하는 편이 빠릅니다.

처음 설계가 끝까지 따라온다

이후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핵심이 아닌 데에 시간과 크레딧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처음부터 '15분 간격 자동 실행' 방식으로 설계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매시 정각과 15분, 30분, 45분에 실행하도록 설정해 두니 제작 과정에서 실시간 테스트가 불편해졌습니다. 중간에 구조를 바꾸려니 이미 만들어 둔 여러 요소와 얽혀 있었습니다.

기자는 이 대목에서 '클루지'라는 개념을 떠올렸다고 적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방법들을 임시방편으로 이어 붙여 만든, 서툴지만 작동하는 해결책입니다. 처음 설계를 조금 잘못하면 그것을 바로잡는 데 훨씬 더 많은 노력이 든다는 것입니다.

디자인에서도 막혔습니다. 키워드 입력과 즉시 실행 버튼이 있는 제어창을 프롬프트 창 맨 밑에 고정하려 했지만, 실행 결과 뒤에 긴 설명이 자꾸 붙었습니다. 타임리의 '절대 규칙'에 해당하는 AI 지침 항목에 넣어 봐도 소용없었습니다.

밤새 성실하게 일한 에이전트

텔레그램 'Timely Agent' 대화창. '반복작업 — [뉴스 피드]'라는 제목 아래 번호가 붙은 뉴스 제목들이 이어지고, 일부는 흐리게 가려져 있다
기자의 스킬이 텔레그램으로 보낸 뉴스 피드 메시지(일부 가림) · 사진: 매일경제(2026년 8월 29일), 사진 이윤식 기자

다음 날 텔레그램에는 밤새 뉴스 피드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노트북을 꺼놔도 에이전트가 작동한 것이라 그 순간은 뿌듯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크레딧이 0이었습니다.

MABC 2026 화면. 위쪽에 대회 배너가 있고 그 아래 붉은 상자에 '크레딧 한도를 모두 사용했어요'라는 안내가 떠 있다
크레딧 한도를 모두 사용했다는 안내가 뜬 MABC 2026 화면 · 사진: 매일경제(2026년 8월 29일), 자료 MABC 2026 페이지 캡처

대회 참가로 무상 지급받은 2만 크레딧이 바닥나 있었습니다. 전날 작업을 마쳤을 때는 1만 3000 크레딧 정도가 남아 있었습니다. 작업을 중지시키지 않은 탓에 에이전트가 밤새 15분마다 뉴스를 검색해 텔레그램으로 보낸 것입니다.

사무국에 추가 지급을 요청했지만 규정 위반이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키워드 하나만으로도 반나절에 1만 크레딧이 넘었습니다. 실제로 쓰려면 키워드가 수십 개는 필요합니다.

기자가 남긴 개선 과제는 셋입니다. 토큰 사용량을 줄이면서 원하는 주기로 확인하는 방법, 같은 사건의 기사를 묶어 대표 기사만 보여주는 기능, 더 단순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입니다.

여기에 이 기록이 보여준 것을 더하면 순서가 나옵니다. 자동 실행은 마지막에 붙이고, 만들기 전에 스킬 스토어부터 뒤지고, 켜기 전에 멈출 조건을 먼저 정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기자가 꼽은 소득은 기술이 아니었습니다. 어렵게만 보이던 AI 에이전트의 핵심이 “내가 매일 반복하는 일이 무엇이지?”라고 묻고 그것을 맡기는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만들 필요도 없다고 했습니다. 막히면 AI에게 묻고, 안 되면 고치고, 남이 만든 스킬을 참고하고, 또 고치면 된다는 것입니다.

미완성으로 끝난 스킬 하나, 사라진 크레딧 2만, 그리고 남은 질문 하나. 따라 하려는 사람이 미리 알아둘 만한 목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