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의 기업공개가 역대 최대 규모로 거론되면서, 국내 기업의 수혜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가장 직접적인 곳은 SK텔레콤입니다. 보유 지분의 장부가액이 반년 만에 2조 원 넘게 불었습니다.
한국이 이 상장에 걸어둔 몫이 숫자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반년 만에 2조 1288억 원 증가
SK텔레콤은 2023년 앤트로픽에 1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며 전략적 투자자이자 사업 파트너로 참여했습니다. 양사는 통신사에 특화된 대규모언어모델 개발에서도 협력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앤트로픽 주식 15만 7189주를 1399억 원에 추가 취득했습니다. 이에 따라 보유 주식은 386만 330주가 됐고, 올해 상반기 기준 장부가액은 3조 5050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지난해 말 1조 3762억 원과 비교하면 2조 1288억 원 늘어난 규모입니다.
그러면 SK텔레콤만 해당될까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공급 확대가, 삼성SDS와 LG CNS 는 기업용 AI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는 것이 뉴스핌의 분석입니다.
국내 기관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공모주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 운용사는 상장 직후 액티브 상장지수펀드를 통한 편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2조 달러라는 숫자는 어디서 왔나
앤트로픽은 지난 5월 투자 라운드에서 965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고, 최근 시장에서는 최대 2조 달러 안팎의 기업가치와 1000억 달러 이상 조달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2조 달러는 비상장 기업 가운데 최대인 스페이스X(1조 7700억 달러)를 넘어서는 규모입니다. 회사는 100억 달러를 웃도는 회전신용한도 확보도 추진 중입니다.
근거로 제시된 실적은 이렇습니다. 블룸버그는 15일(현지시간) 앤트로픽의 2분기 매출이 115억 달러 이상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6배, 1분기 47억 3000만 달러의 두 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7월 연환산 매출은 650억 달러로 5월 470억 달러에서 늘었고 연초 대비 약 7배입니다. 2분기에는 조정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섰고, 연간 1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기업 고객은 약 6000곳으로 집계됐습니다.
회사가 월가에 내민 또 하나의 숫자는 2028년 매출 목표입니다. 1,900억~2,000억 달러로, 지난해 말 투자 자료에서는 최고 700억 달러였습니다.
로이터는 15일 소식통을 인용해, 투자은행과 주요 투자자들이 바로 이 2028년 목표치를 기준으로 앤트로픽의 기업 가치를 계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년 뒤 실적을 끌어와 지금의 상장 가치를 매기는 방식은 월가에서도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칩도 직접, 자본도 공개시장에서
같은 달 앤트로픽은 구글에서 AI 반도체를 만들던 사람을 데려왔습니다. 블룸버그는 21일(현지시간) 구글의 TPU 사업을 이끌었던 아미르 살렉 영입을 보도했습니다.
살렉은 2022년까지 구글에서 근무하며 1세대부터 7세대까지 TPU 개발을 주도한 인물입니다. 앤트로픽의 연산팀에 합류해 자체 AI 반도체 개발 등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6월에는 오픈AI의 맞춤형 반도체 개발 초기 구성원이었던 클라이브 찬을 영입했습니다.
앤트로픽은 AI 모델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연산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합니다. 생산 쪽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와도 반도체 생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의 칩을 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앤트로픽은 자체 반도체 개발 이후에도 엔비디아의 GPU 와 구글의 TPU, 아마존의 트레이니엄이 연산 전략에서 핵심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경쟁사도 같은 길을 먼저 갔습니다. 오픈AI는 지난 6월 자체 AI 반도체 '할라페뇨'를 공개했습니다.
다만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자체 칩의 출시 시점이나 성능은 공개되지 않았고, 삼성전자와의 협의도 '알려졌다'는 단계입니다.
반대 여론과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
장밋빛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앤트로픽은 미국 내 AI·데이터센터 반대 여론을 IPO 투자설명서의 위험요인으로 다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회사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금융사와 투자자를 상대로 비공개 예비 설명회를 열었다고 CNBC 가 전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AI 모델 수익성과 경쟁, 오픈소스 모델에 따른 마진 압박,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 가능성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반대는 얼마나 클까요? 갤럽이 5월 13일 공개한 조사에서 미국 성인 10명 중 7명이 거주 지역 내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강하게 반대한다는 응답은 48%였습니다.

이유로는 자원 사용과 수질·소음 등 환경 문제, 삶의 질 저하, 공공요금 상승 우려가 꼽혔습니다.
성능과 매출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항목이 공개시장 검증대에 함께 오르는 셈입니다.
같은 시기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엑스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투자자 개빈 베이커가 아모데이의 지속적인 위험성 경고가 대중의 반발을 부추겼다고 주장하자, 아모데이는 16일(현지시간) 반박했습니다.
대중이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CEO들의 위험성 경고 때문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신뢰의 위기”라는 진단이었습니다.
앤트로픽은 지난 6월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비공개 S-1 초안을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공모 주식 수와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비공개 초안 제출은 상장을 준비하는 절차일 뿐 시점이나 공모 규모를 확정하는 단계가 아닙니다.
숫자 읽는 법도 있습니다. 흑자는 '조정 영업이익' 기준이고, 어떤 항목을 조정했는지는 보도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115억 달러도 '이상'으로 보도된 하한선입니다.
앤트로픽은 비상장사라 지금 나오는 숫자는 회사가 투자자에게 제시한 자료를 블룸버그와 로이터가 받아 전한 것이고, 감사받은 공시가 아닙니다. 연환산 매출도 최근 흐름이 1년간 이어진다고 가정한 지표라 실제 연간 매출과 같지 않습니다.
변수도 있습니다. 최고 성능 모델 페이블5의 기업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분석이 나온 만큼, 수혜 폭은 실제 IPO 기업가치에 좌우될 전망입니다.
장부에 적힌 3조 5050억 원, 아직 정해지지 않은 공모가, 그리고 투자설명서에 들어갈 반대 여론. 셋이 같은 표에 놓여 있습니다.
출처 · 뉴스핌 — '앤트로픽 상장'에 SKT 지분가치 7조? 메모리·SI도 '훈풍' 기대 · 토큰포스트 — 앤트로픽, AI 데이터센터 반발 IPO 위험요인 검토 · 이데일리 — IPO 앞둔 앤스로픽, 창사 이래 첫 흑자전환…매출 14.6배 급증 · AI타임스 — 앤트로픽, 2028년 매출 2000억달러 제시…'2조달러 IPO' 기준 됐다 · AI타임스 — 아모데이 "AI 공포는 내가 부추긴 것 아니야…근본적인 신뢰 부족" · MBN — 앤트로픽, 자체 AI칩 개발 속도…구글 TPU 핵심 인재 영입 · 서울경제 — 앤트로픽, 2조달러 IPO 도전…스페이스X 넘어 역대 최대 노린다 · Gallup — Americans Oppose AI Data Centers in Their Area · Anthropic 공식블로그 — Anthropic confidentially submits draft 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