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명 중 4명이 AI를 씁니다. 마이크로소프트 AI경제연구소 자료에서 한국의 AI 사용률은 37.1%로, 지난해 하반기 30.7%보다 6.4%포인트 올랐고 세계 순위도 18위에서 16위가 됐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쓰는지를 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이용자가 가장 많은 앱과 가장 오래 머무는 앱이 다르고, 쓰이는 AI는 대부분 밖에서 만든 것입니다. 정부가 국민용 AI를 하나 더 만들겠다고 나선 배경입니다.

열에 넷이 쓰고, 오래 머무는 곳은 따로 있다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는 손과 화면에 ChatGPT: Optimizing Language Models for Dialogue 글자가 겹쳐 보이는 사진
파이낸셜뉴스 기사 사진 · 사진: 파이낸셜뉴스(2026년 7월 19일)

쓰는 곳은 이메일과 보고서, 번역, 코딩, 엑셀과 PPT입니다. 여기에 진로 고민과 직장 내 갈등, 연애와 인간관계까지 AI에 묻습니다. 대기업에 다니는 31살 정모씨는 고민이 생기면 주변 사람보다 챗GPT를 먼저 찾는다고 했습니다.

모바일인덱스 집계를 보면 이용자 수와 머무는 시간은 따로 움직입니다. 8월 챗GPT의 월간 이용자는 1,710만 명으로 1년 새 42% 늘었고, 클로드는 12만2,000명에서 150만 명으로 12배 가까이 늘어 2위에 올랐습니다. 에이닷은 186만 명에서 115만 명으로, 퍼플렉시티는 60만3,000명으로 줄었습니다.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 1위는 챗GPT가 아니었습니다. 캐릭터 채팅앱 폴리버즈가 808분, 베이비챗이 290분이었고 챗GPT는 141분으로 3위였습니다. 두 캐릭터 앱의 이용자는 각각 10만 명 남짓이었습니다. 소수가 오래 머무는 방식입니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와 회사 자료 유출, AI 의존 심화, 아동·청소년의 지나친 신뢰, 비판적 사고 약화를 우려로 꼽았습니다. 서울여대 김명주 교수는 민감한 자료는 가급적 AI에 넣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습니다.

정부가 하나 더 만드는 '모두의 AI'

청와대에서 열린 2026 국가재정전략회의 장면. 대한민국 글자가 적힌 무대 앞에 참석자들이 둘러앉아 있다
파이낸셜뉴스 기사 사진(2026 국가재정전략회의) · 사진: 파이낸셜뉴스(2026년 7월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모두의 AI'는 전 국민이 무료로 쓰는 AI를 만들겠다는 사업입니다. 7월 말 발표 당시 일정은 8월 11일 참여 접수 마감, 8월 중 사업자 선정, 9월 베타, 연내 정식 출시였습니다. 이후 8월 28일 SK텔레콤·카카오·KT 세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

정부는 올해 서비스 개발에 엔비디아 B200 GPU를 최대 512장 지원하고, 내년부터는 운영 비용을 예산으로 댑니다. 2027년부터 2030년까지의 지원은 관계부처와 국회 협의를 거쳐 정할 예정입니다.

당시 참여를 확정한 곳은 카카오와 LG유플러스였고, 네이버·SK텔레콤·KT와 업스테이지 등 AI 기업들은 검토 중이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 국민 무료 서비스를 지속할 수익 모델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쓰이는 건 대부분 밖에서 만든 것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LLM 리더보드 대표 이미지. 1위 Claude Opus 5.5, 2위 Claude Sonnet 5.5, 3위 Claude Opus 5.5(xhigh)가 표시돼 있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 리더보드 대표 이미지 — 7월 말이 아닌 10월 9일 기준 순위 · 사진: Artificial Analysis(2026년 10월 9일 기준)

사용률 37.1%는 이미 시장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종합 지능 지수 상위권에 한국 모델은 없었습니다. 7월 말 기준 1위는 클로드 오퍼스5, 다음이 오픈AI GPT-5.6 솔, 7위가 중국 키미 K3였습니다.

이용자 집계도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1, 2위를 다투는 챗GPT와 클로드는 모두 미국 회사 제품이고, 국내 통신사의 에이닷은 이용자가 줄었습니다. '모두의 AI'를 국산으로 만들겠다는 건 이 간격을 메우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다만 성능 순위를 따라잡겠다는 목표와 국민이 무료로 쓸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목표는 다릅니다. 무료로 시작하기는 쉬워도 몇 년째 무료로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쓰는 사람은 이미 열에 넷인데, 쓰이는 건 대부분 남이 만든 것입니다.